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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배칼럼] ‘진시황’과 ‘인증제도’
진시황이 중국 통일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무엇이었을까?
 
한국조명신문
 
▲ 김중배(편집인. 발행인)     ©한국조명신문


중국의 역사는 기원전 4800년 경에 탄생한  황하·장강 문명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중국의 역사를 가리켜 ‘5000년 역사’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이처럼 길고 긴 역사를 지닌 중국이 처음으로 통일이 된 것은 기원전 221년의 일입니다. 진(秦)나라의 왕 영정은 230년부터 통일 작업에 들어가  제일 먼저 가장 세력이 약했던 소한부터 멸망시킨 뒤 조나라(228년), 위나라(225년), 초나라(223년), 연나라(222년)를 차례로 멸망시킨 뒤 221년에 마지막 남은 제나라까지 멸망시킴으로써 중국 땅 전체를 통일했습니다. 이때 시황제의 나이는 40세에 불과(?)했습니다.

그렇다면 시황제가 중국을 통일한 뒤에 가장 먼저 한 일은 무엇이었을까요? 시황제는 먼저 나라마다 서로 달랐던 도량형과 화폐, 문자를 통일해서 제국을 효율적으로 통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도로도 정비해서 중국 땅 각지를 말과 마차를 타고 다닐 수 있도록 하고, 교통체계를 강화했습니다.

◆국가 통일 후 도량형부터 통일한 진시황
중국을 통일한 후 진시황이 가장 먼저 한 일들을 요즘의 시각으로 본다면 길이와 무게, 화폐, 문자, 도로 등 국가의 기본적인 ‘규격’을 하나로 통일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국가의 기본적인 규격’은 오늘날에 와서는 ‘국가의 인증 제도’로 발전했습니다.

이와 같이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가장 중요한 것이 ‘규격’과 ‘인증’입니다. 국가의 ‘규격’과 ‘인증 제도’가 통일이 되고, 바르게 세워지고, 시행이 돼야 국가가 비로소 통일이 되고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전 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규격’과 ‘인증 제도’를 바로 세우고 바로 실행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을 세우고 지키는 일이 됩니다. 또한 이런 ‘규격’과 ‘인증 제도’를 문란하게 만드는 행동은 곧바로 국가의 기본 틀을 위협하거나 뒤흔드는 것으로 가장 무거운 죄로 다스리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조선시대에서는 자의 눈금과 저울의 무게를 속이는 사람, 화폐를 위조하는 사람, 국가의 세금과 공금(公金)을 훔쳐서 사사로이 쓰는 사람을 나라에서 가장 무거운 벌인 반역죄로 규정하고 오로지 사형(死刑) 하나로 다스렸다고 합니다.

세상이 개명천지가 된 지금도 위조지폐를 만들거나 유통시킨 사람은 어느 나라에서나 최고 사형에까지 처하는 것은 별반 다르지가 않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국가가 정한 ‘규격’이나 ‘인증제도’를 어지럽히는 일은 매우 큰 범죄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동안 경시돼 왔던 국내 ‘인증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규격’과 ‘인증제도’를 가볍게 여기고 위반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가장 흔한 예가 국가가 정한 가장 기본적인 ‘규격’이자 ‘인증제도’인 ‘안전인증’을 무시하는 일입니다. 즉, 우리나라에서 제품을 생산, 유통, 판매, 수입, 전시하는 모든 기업이나 개인이 국가가 정한 법률(제품안전기본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강제로 받아야 하는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채 제품을 만들어서 유통시키고, 판매하는 일이 그동안 우리 국민과 기업들의 손에 의해 수시로, 빈번하게, 발생했던 것이지요.

그리고 그 결과는 너무도 참담합니다. 그 법을 지켜야 할 국민들이나 기업 관계자들 스스로가 그 법률에 따라 취득한 ‘안전인증’을 믿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제가 얼마 전에 만났던 한 조명업체 사장님께서도 ‘안전인증’에 대한 얘기를 하시다가 “그런데 나도 받고 있는 ‘안전인증’을 나부터도 믿지 못하니 문제가 아니냐?”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이 사장님의 말씀에 의하면 “안전인증을 받을 때 제품에 사용하는 부품과 안전인증을 취득한 뒤 ‘양산단계’에서 제품에 사용하는 부품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안전인증을 취득할 때는 인증 기준에 맞는 성능이 나오는 품질 좋은 부품을 쓰고, 인증을 받고 난 뒤에는 값이 싼 부품을 쓰는 사례가 너무도 많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부품이 다르니 부품의 성능과 수명이 다르고, 부품의 성능과 수명이 다르니 그 부품을 사용해서 만든 ‘완제품’의 성능과 수명 또한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였지요.

이런 제품은 사실 형식적으로만 ‘안전인증’을 받았을 뿐, 사실은 ‘안전인증’을 받은 원래의 제품과 성능과 품질, 수명이 전혀 다른 ‘제3의 제품’이라고 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닙니다.

또 이런 제품은 아무리 좋게 말해도 ‘가짜 안전인증 취득제품’이거나 ‘불량 안전인증 취득제품’이라고 할 수밖에 있습니다. 어떤 경우든지 마찬가지인 것은 이 제품이 법률을 위반한 제품이라는 것, 그리고 이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자의든 타의든 판매자나 제품에 붙어 있는 ‘안전인증 취득표시’를 믿고 그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를 속이는 일임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인증제도’는 엄정한 법의 집행이 생명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국내에 ‘안전인증’을 처음부터 받지 않은 불법제품이나, 인증을 취득할 때 사용했던 부품과 양산단계에서 사용한 부품이 서로 다른 ‘불량제품’이 어떤 업종, 어떤 제품 아이템에서도 적지 않게 발견됐던 것은 정부가 이런 제품에 대한 단속을 엄정하고 철저하게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엄밀하게 말하면 불법제품과 불량제품이 범람하도록 만든 1차적인 책임은 ‘인증제도’를 제대로 시행하지 못한 정부에게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정부는 법률과 양심에 따라  정상적으로 ‘안전인증’을 취득한 업체들이 정부의 미흡한 불법제품 및 불량제품 단속으로 인해 피해를 본 부분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보상을 해야 마땅하다고 하겠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에 ‘안전인증’에 관한 법정단체인 ‘재단법인 한국제품안전원’이 출범하였습니다. 이 ‘한국제품안전원’은 제품안전기본법에 따라 설립된 법정단체로 사실상의 정부기관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한국제품안전원’의 출범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규격제도’와 ‘인증제도’가 올바르게 자리를 잡게 되기를 바랍니다.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아니라 그들이 만든 제품을 믿고 구입해서 사용하는 수 천만 명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상의 안전을 먼저 생각한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올바른 일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김중배 大記者
 
    

 
2018/10/15 [21:17] ⓒ 한국조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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