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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시장 ‘조명 입찰’에서 ‘기술 기업’ 홀대 심각”
2단계 마스경쟁 시 ‘기술’은 가산점이 최대 1점에 불과, ‘장애인기업’에게는 가산점 최대 5점 부여 … 평가항목 간 ‘형평성’에 의문
 
한국조명신문
 
▲ 올해 3월에 개최된 '2018 프랑크푸르트국제조명전시회'의 현장 모습.(사진제공=메쎄 프랑크푸르트)     © 한국조명신문

 
#사례1. 지금 2명의 육상 선수 A와 B가 100m 달리기 경주를 하고 있다. 두 선수는 나이는 물론 키와 몸무게 같은 모든 신체 조건과 100m를 주파하는 속도까지 똑같다. 두 선수는 신호와 동시에 출발했다.

‘상식’대로라면 A선수와 B선수는 동시에 결승골에 들어와야 한다. 두 선수의 신체 조건과 100m 주파 속도가 똑같기 때문이다. 그런데 A선수는 결승점에 들어왔는데 B선수는 50m 지점에서 헤매고 있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아마도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 아닐까?”하고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다.

하도 이상해서 사람들이 한참 뒤에 겨우 결승선에 들어온 선수의 몸을 살펴보았다. 그랬더니 B선수의 두 발목에 각각 무게 2Kg 짜리 모래주머니가 하나씩 채워져 있는 것이 드러났다.

B선수에게 물어보니 “출발선에 들어오기 전에 경기 대회 관계자가 ‘이번에 대회 규정이 바뀌었다’면서 ‘B선수는 2Kg 짜리 모래주머니를 발목에 하나씩 달고 뛰어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100m 달리기 경주는 과연 공정하고 공평한 시합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례2. 정부에서 실시하는 입찰에 2개의 조명업체인 A조명과 B조명이 참가했다. 두 회사는 사업 경력이나 생산품목, 생산시설, 생산능력, 제품의 성능과 품질, 종업원 수 등 모든 조건이 똑같았다. 두 회사가 취득한 인증의 종류나 수량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입찰 때 써낸 가격까지 동일하다.

그런데 입찰을 실시한 해당기관에서는 “A조명이 낙찰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 궁금하게 생각한 주변 사람들이 해당기관에 알아보니 “A조명이 ‘장애인기업’평가항목에서 가산점을 많이 받아서 그렇게 됐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렇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원래 요즘 규정이 그렇다. 얼마 전에 규정이 변경됐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 입찰 건은 과연 공정하고 공평하게 진행됐다고 말할 수 있을까?

만일 조달청에서 실시하는 ‘조명 제품 구매를 위한 입찰’이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그리고 입찰에 참가한 조명업체와 제품에 대해서 무엇을 기준으로 어떻게 평가해서 낙찰자를 결정하는가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반 국민들에게 #사례1과 #사례2를 보여주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다면 10명 중 8~9명은 “100m 달리기나 ‘조명 제품 구매를 위한 입찰’ 건이나 마찬가지로 공정하고 공평한 것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대답할 것이다. 두 개의 사례는 본질적으로 내용이 ‘동일한 것’이기 때문이다.

납득하기 어려운 ‘2단계 마스 가산점’ 평가기준

그런데 이런 일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것도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정부와 공기업,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에서 사용할 ‘조명 제품(LED조명기구)’을 구매하기 위한 공개입찰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조달청의 ‘조명 제품 구매 입찰’에서 2단계 마스(MAS) 경쟁 시 ‘기술’에 관한 평가항목에는 최고 1점의 가산점만 주는 반면, ‘장애인기업’에 관한 평가항목에 대해서는 최고 5점까지 가산점을 준다는 것이다.

조명업계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불과 1~2점 차이로 입찰에서 붙고 떨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조달청 2단계 마스 제품 공개경쟁 입찰에서 가산점 1점과 5점의 차이는 말 그대로 ‘하늘과 땅’처럼 큰 것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동일한 조건의 두 업체가 입찰에 참가해도 ‘장애인기업’에 관한 평가항목에서 가산점을 최고 5점까지 받을 수 있는 업체가 ‘기술’ 평가항목에서 최고 1점까지밖에는 가산점을 받을 수 없는 업체보다 낙찰을 받을 가능성이 몇 배 높다고 한다.
 
여러 조명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조달청이 실시하는 ‘조명 제품 구매를 위한 입찰’건은 애초부터 ‘장애인기업’에게는 유리하고, ‘기술 기업’에게는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나 다름이 없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 결과 2017년 국토교통부가 실시한 LED가로등 및 터널등 2단계 입찰에서도 예산의 90%가 가산점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장애인기업’에게 낙찰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요즘 조명업계 일각에서는 “장애인기업이 아니라면 조달청의 ‘조명 제품 입찰’에 나서봐야 소용이 없는 것이 아니냐?”는 자조(自嘲) 섞인 한탄까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조명업계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이런 일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7월경부터라고 한다. 이것은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5월에 출범한 직후부터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 배경으로는 이 시기에 마스 2단계 입찰 시 ‘기술 부문’과 ‘장애인기업’ 부문의 가산점 배점이 변경됐다는 것이 조명업계 관계자들의 중론(衆論)이다.

이를 두고 조명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식으로 ‘기술 부문’과 ‘장애인기업 부문’의 가산점 배점이 달라진 것은 ‘장애인기업’에 더 많은 지원을 해주려는 정부의 정책 의지가 반영된 것이 아니겠느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들의 ‘기술 개발 의욕’ 살릴 수 있게 제도 개선해야

그러나 이런 조달청의 2단계 마스 경쟁의 가산점 배점 방식은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첫째, ‘기술 부문’의 가산점은 최고 1점으로 묶고, ‘장애인기업 부문’의 가산점은 ‘기술 부문’ 가산점 대비 5배나 높게 책정함으로써 평가의 공정성과 공평성, 형평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것이다. "최소한 두 개 평가항목의 최고점수를 1점 또는 5점으로 동일하게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 다수 조명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둘째, ‘기술 기업’이나 ‘기술’에 대한 경시(輕視)와 홀대(忽待)가 너무 심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기술 부문’에서 최고 1점의 가산점을 받으려면 정부가 시행하는 신기술인증(NET)이나 신제품인증(NEP) 정도는 받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그런데 신기술인증이나 신제품인증을 받기가 무척 엄격하고 까다롭다는 것이 조명업계관계자들의 중평(衆評)이다. "그렇게 어려운 인증을 딴 업체나 기술에 대해 겨우 1점의 가산점을 준다는 것은 ‘기술’을 홀대해도 엄청나게 홀대하는 것"이라고 다수의 조명업체들은 받아들이고 있다.

셋째, 이런 ‘기술 기업’과 ‘기술’에 대한 경시 풍조가 결국에는 국내 조명업체들의 ‘기술 개발 의욕’을 꺾을 것이라는 우려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지금 국내 조명산업은 기술과 제품, 가격에서 중국을 비롯한 경쟁 국가들에게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고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기술을 개발하려는 조명업체들의 의욕을 북돋워줄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정부가 앞장서서 ‘기술 기업’과 ‘기술’을 홀대하면 되겠느냐?"는 것이 조명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앞에서 예로 들었듯이, 육상 선수에게 “발목에 무거운 모래주머니를 차고 달리라”고 하는 것은 불공평하고 불공정한 처사이다. 마찬가지로, 정부가 세금으로 실시하는 조달청 공개 경쟁 입찰에서 어느 한 쪽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고, 다른 한 쪽에게는 일방적으로 불리한 평가기준을 들이댄다는 것도 불공평하고 불공정한 일, 형평성이 어긋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원인과 배경을, 당위성 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이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이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우기 지난해 5월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고 역설한 바 있다. "이런 공약을 한 정부가 평등과 공정, 정의, 그리고 형평성에서 어긋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그렇다는 말이다.
/김중배 大記者
 
 

         
 




 
2018/09/07 [17:27] ⓒ 한국조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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