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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배칼럼] ‘인터넷시대’와 ‘최저가격’이란 함정
우리는 정말 “인터넷에서는 좋은 제품을 최저가격에 살 수 있을까?”
 
한국조명신문
 
▲ 김중배 본지 발행인 겸 편집인     ©한국조명신문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가 사는 지금의 세상은 ‘인터넷 세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과 같은 인터넷의 시대는 1991년 ‘유럽 입자 물리 연구소(CERN)’에서 일하던 학자 팀 버너스리가 세계 최초의 웹 브라우저이자, 위지윅 HTML 편집 프로그램인 ‘월드와이드웹(WorldWideWeb)’을 개발해 공개함으로써 시작됐습니다.

이렇게 등장한 인터넷은 우리 개개인의 생활과 사회가 작동하는 기본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인터넷 검색창에 간단히 검색어나 인터넷 도메인 주소만 치면 세계 어느 나라, 어느 도시, 어떤 회사나 어떤 개인과도 곧바로 연결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종이에 인쇄된 신문을 봐야만 알 수 있었던 뉴스를 인터넷으로 보고, 수없이 많은 백화점이나 상점, 인터넷 쇼핑몰에서 수없이 많은 제품의 정보와 가격을 살펴본 뒤에 클릭 몇 번만으로 원하는 제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된 것도 인터넷 시대에 달라진 모습 중 하나입니다.

그렇지만 인터넷의 시대가 마냥 편하고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인터넷의 시대가 열리면서 애초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부작용도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부작용 가운데 하나가 인터넷에 지나치게 많은 정보가 범람하는 바람에 사람들이 무엇이 사실이고 거짓인지, 무엇이 정말 좋은 것이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 것인지를 종잡을 수 없게 됐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서 사실이 아닌 내용을, 마치 정식 언론매체가 보도한 것처럼 꾸며서 인터넷과 모바일로 퍼뜨리는 ‘가짜 뉴스’에 대해 생각해 볼까요? ‘가짜 뉴스’는 말 그대로 사실도  아니고 정식 언론매체에 보도가 됐던 적도 없는 ‘꾸며낸 거짓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 올라온 ‘가짜 뉴스’들은 네티즌들이 알아차리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다보니 거짓말이 사실인 것처럼 세상 사람들이 받아들이게 됩니다.

‘가짜 뉴스’ 못지않게 심각한 인터넷 시대의 부작용은 또 있습니다. 그것은 인터넷에 너무 많은 제품 정보가 난무한다는 점입니다. 인터넷에 들어가서 ‘쇼핑몰’이라는 검색어를 치면 이 세상에서 제품을 파는 백화점, 대형할인마트, 인터넷쇼핑몰, 오픈마켓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터넷 판매 채널들의 리스트와 인터넷 도메인들이 끝도 없이 뜹니다.
 
그 가운데 한 오픈마켓을 선택해 들어가면 또 수없이 많은 판매상과 제품들이 나타납니다. 그러다보니 한 회사가 만든 동일한 제품임에도 가격은 쇼핑몰에 따라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같은 회사에서 만든 같은 제품도 쇼핑몰에 따라서 가격이 서로 다르다면 소비자들은 어떤 쇼핑몰의 제품을 구입할까요? 대답은 간단합니다. “가장 가격이 싼 쇼핑몰의 제품을 구입한다”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에 재미있는 자료가 우리 신문사에 도착했습니다. 그것은 세계적인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분야의 선도기업인 SAP가 8월 8일 발표한 ‘2018 SAP 온라인 소비자 성향 보고서(2018 SAP Consumer Propensity Report)’입니다. 이 보고서는 SAP가 한국을 포함한 아태지역 주요국의 온라인 소비자 8000명을 대상으로 소비 성향을 분석한 것입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온라인 쇼핑 소비자들은 쇼핑을 할 때 ‘가격’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장바구니에 넣은 물건이 최종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 결정적인 요소를 묻는 질문에 한국의 소비자들은 ‘가격’을 선택했다는 것입니다.

또 한국 소비자에게 온라인 장바구니는 ‘구매 전 거치는 마지막 단계’라기보다는 ‘관심 리스트’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온라인 장바구니에 있는 제품을 삭제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62%가 ‘다른 브랜드 및 웹사이트와 가격을 비교하기 위해 온라인 장바구니를 이용하기 때문’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SAP의 보고서는 우리가 사용하는 인터넷이 말 그대로 ‘최저가격이라는 함정’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인터넷 쇼핑의 특징 중 하나는 제품의 실물을 보지 않고 제품을 선택해 구매하는 것인데, 이렇게 제품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최저가의 제품’을 기준으로 제품을 구매하니 ‘잘 만든 제품’이나 ‘품질이 좋은 제품’이 아니라 무조건 가격이 ‘최저가인 제품’이 판매되는 일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물론 가장 품질이 좋은 제품을 가장 싼 가격에 구입을 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조명사업을 하는 분들이라면 모두 아실 것입니다. 제품의 품질이 좋은 제품을 가장 싼 가격에 판매할 수 없는 것이 이 세상의 이치이자 현실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한 마디로 품질 좋고 가격까지 최저가인 제품을 만드는 재주를 갖고 있는 업체는 이 세상에 하나도 없다고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닐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네티즌들이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가장 좋은 제품을 가장 싼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생각에 빠져서 오늘도 ‘최저가 제품 헌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잘 만든 제품, 품질이 좋은 제품은 점점 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지요.

이것도 인터넷 시대에 벌어지는 ‘예상치 못했던 부작용’임에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이런 ‘부작용’이 사라지고, 네티즌들도 좋은 제품,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려면 그만큼 제품의 생산비와 제품 판매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진실’을 이해하게 되는 것은 언제쯤일까요?
/글 : 김중배 본지 발행인 겸 편집인 

 
2018/08/20 [17:11] ⓒ 한국조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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