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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드러낸 ‘인증제도’, 다시 만들어야 한다
 
한국조명신문
 
최근에 터진 ‘살충제 계란 파동’은 우리나라에서 실시되고 있는 국가 인증제도의 치부를 고스란히 드러낸 사건이었다.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을 통해서 우리나라 국민과 기업들은 현재 실시 중인 인증제도의 문제점이 무엇인가를 똑똑히 볼 수가 있었다. 이것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나라에는 무수하게 많은 종류의 국가 인증제도가 있지만 그 가운데 정상적으로 운영이 되는 인증제도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번에 문제가 된 식품 분야의‘친환경 인증’만 해도 그렇다. 현재 국가가 운영 중인 식품 관련 ‘친환경 인증’에는 4종류가 있다. 유기농산물 인증, 유기축산물 인증, 무농약농산물 인증, 무항생제축산물 인증이 바로 그런 인증들이다.

이런 다양한 인증제도들은 하나같이 정부가 식품의 생산, 유통, 소비의 전 과정에 걸쳐서 국가 공인 인증제도를 실시함으로써 국민들이 품질 좋고 안전한 식품을 믿고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든 것들이다. 그래서 얼핏 보면 살충제에 감염된 계란 같은 위험한 식품은 만들 수도, 유통할 수도, 사서 먹을 수도 없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인증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살충제에 오염된 계란은 그동안 국민이 모르는 사이에 버젓이 생산, 유통, 소비되고 있었다. 이것은 우리나라 식품 관리 시스템이 모양만 그럴듯할 뿐, 제 구실을 핮비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둘째, 계란이라는 동일한 제품에 무려 4종류의 인증이 걸려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우리나라에서 계란을 생산하고, 유통하고, 판매하려면 4개의 인증을 모두 받아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대표적인 중복인증의 사례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렇게 계란 하나에 4종류의 인증을 받도록 하면 계란을 생산하는 농장은 게란 하나를 팔기 위해 4개의 인증을 취득하면서 시간, 노력, 비용을 이중삼중으로 낭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런 식으로 인증 뒤치다꺼리를 하다보면 계란 농장들은 벌어들인 수익의 대부분을 인증비용으로 지출하고 남는 것이 없게 된다. 사업을 잘 하기 위해 인증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인증을 받기 위해 사업을 하는 꼴이 됐다는 것이다.

셋째, 인증제도가 하나같이 형식적으로,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에 ‘살충제 계란’이 발견된 52개 계란 농장 가운데 ‘친환경 인증’을 취득한 곳이 무려 31곳에 이른다. 이것은 ‘친환경 인증’이 남발되고 있으며, 제대로 운영, 관리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밖에도 식품 분야의 ‘친환경 인증’이 인증기관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사실, ‘친환경 인증’을 주는 민간 인증기관이 무려 64개에 이른다는 사실, 이들 민간 인증기관에 소위 ‘농(農)피아’라는 정부기관 출신 퇴직 공무원들이 자리를 잡고 있으면서 ‘인증’을 내세워 계란 농장을 상대로 갑질을 자행하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친환경 인증’을 취득하면 최대 5년간 매년 2000~3000만원의 직불금을 받는다는 사실이나, ‘친환경 인증’을 받은 계란은 일반 계란에 비해 최소한 50% 이상 비싼 값으로 판매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식품 분야의 ‘친환경 인증’을 둘러싸고 정부부처, 공무원, 인증기관, ‘친환경 인증’ 취득 계란 농장 간에 서로 물로 물리는 식의 공생관계, 이해관계, 돈벌이관계가 형성돼 있다는 얘기다. 그 결과 ‘친환경 인증’ 제도는 껍데기만 남았을 뿐 국민의 식품 안전을 책임진다는 본래의 목적과 기능은 상실한 채 국민들이 살충제와 발암물질인 DDT에 오염된 계란을 먹게 만드는 주범이 되고 말았다.

이와 같이 허술하게 운영되면서 인증기관과 인증 취득 업체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것이 지금의 대한민국 국가 인증제도의 현실이다.

이처럼 인증제도의 난맥상이 백일하에 드러나고, 국민들이 불신하는 지금의 인증제도는 이제 더 이상 지속할 이유가 없다. 차라리 현행 인증제도를 모두 폐지하고 백지상태에서 완벽한 국가 공인 인증제도를 다시 설계해 제정, 운영하는 것이 맞다. 지금 우리나라 국민들이 바라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따라서 정부는 지금 당장 인증제도를 고치는 일에 나서야 한다. 더 이상 현재의 인증제도에 미련을 갖지 말고 새로운 인증제도를 만들어 착실하게 운영하는 것이 땅에 떨어진 국가와 인증제도의 위신과 권위를 되살리는 유일한 길이다. 이 점을 정부와 정부부처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7/09/06 [16:04] ⓒ 한국조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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