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온 나라가 조선 업계와 해운 업계의 구조조정 문제를 놓고 마치 벌집을 들쑤셔 놓은 형국이다.

지금은 해당 기업들은 물론 이 업체들에게 돈을 빌려준 금융업체, 사채업자, 국회, 정부까지 모두 나서서 저마다 한 마디씩 의견을 내놓으면서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 같이 조선이나 해운 업체들에게 정부 예산을 투입해서 구조조정을 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할 실업자들에게 고용유지지원금이나 실업급여를 지급하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날 것만 같은 말들만 쏟아내고 있다.

물론, 꼭 해야 하는 구조조정이라면, 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왜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지, 구조조정을 하는 방향과 목표는 무엇인지 정도는 알고서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이런 내용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그저 조선 업체들과 해운 업체들이 빚도 못 갚을 정도로 어려운 처지에 몰렸으니까 국가 예산을 투입해서라도 구조조정을 하자고 한다면, 그것은 번지수가 틀려도 한참 틀린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이번에 문제가 된 조선이나 해운 업체들이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까지 이른 원인은 여러 가지이다. 첫째는, 방만한 경영을 했다는 것이다. 둘째는, 벌어들인 것보다 과도하게 비용을 지출했다는 것이다. 셋째는, 기업을 살리려고 하기보다는 오너와 전문경영인, 근로자의 이익을 채우는 도구 정도로만 보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이 업체들이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것이 아닐까 한다. 만일 경영을 방만하게 했거나, 오너부터 전문경영인, 근로자까지 자기 이익만 생각하면서 돈을 펑펑 대고 썼다고 하더라도 경쟁력만 갖추고 있었다고 한다면 조선 업체나 해운 업체를 막론하고 이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서 냉정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구조조정을 하면 조선 업체와 해운 업체들의 경쟁력을 되살릴 수가 있겠느냐?” 하는 것이다. 만약에 그렇지도 않은데 구조조정을 하자고 한다면, 그것은 이미 살아날 가능성이 희박한 회사에 나라의 돈, 즉 일반 국민과 중소기업의 혈세를 퍼붓는 일이나 다름이 없다. 그런 일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

이와 관련해서, 국내 조명업체들도 경쟁력을 잃는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다시 한 번 인식해야 마땅할 것이다. 더욱이 지금 국내 조명계에는 매출의 많고 적음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시장에 최적화된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 간에 차별화가 이뤄지면서 ‘시장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봐야 옳다. 이런 뜻에서, 조명업계에서는 이미 ‘시장이 주도하는 구조조정’이 이미 진행 중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조명업체들이 최근에 불어 닥치고 있는 매출 감소를 단순한 경기순환적인 침체나 국가 경제의 침체로 인한 매출 감소라고 본다면, 그것은 조명시장의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잘못을 저지르는 일이 될 것이다.

왜냐 하면, 많은 조명업체들이 매출 감소로 허덕이는 이 와중에도 공장을 새로 지으면서 사업을 계속 확장하는 업체들도 분명히 있는 까닭이다. 그렇다면, 지금 조명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매출의 양극화 현상’은 경쟁력을 상실한 제품과 업체가 겪는 시장 실패의; 징후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지도 모른다.

조선이나 해운 업체를 막론하고, 모든 기업의 문제는 결국 “경쟁력을 갖추고 있느냐, 그렇지 못 하느냐?”하는 것으로 모아질 수밖에는 없다. 경쟁력을 갖추면 살고, 경쟁력을 갖추지 못 하면 죽는다. 그것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시장의 현실이다.